[트리비아] 수도권 철도는 왜 눈에 약한가? 감편운행의 속사정
수도권에서도 가끔 적설 예보가 있는 2월에 감편운행으로 역이 크게 혼잡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초보자’의 눈에는 큰 눈이 아닌걸로 보이는데, 철도회사는 왜 일찌감치 감편운행을 하나?
이는 수도권 철도 특유의 사정과 예전에 발생한 문제가 교훈이 되었다.
▶수도권 철도는 왜 눈에 ‘약한가?’
2월9일, 도쿄도심에 첫 적설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5cm를 넘는 폭설이 된다는 예보도 있었고,
교통기관 혼란을 걱정했지만, 막상 눈은 땅이 희미하게 될 정도였으며, 큰 영향도 없었다.
그러나, 최근 도쿄도심에도 종종 폭설을 기록하고 있다. 2018년1월22일, 2014년2월8일, 14일에
20cm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을 기록했으며, 2016년1월, 2013년1월에 5cm 이상 적설을 기록했듯이
몇 년에 한 번 정도 눈이 내리고 있다. 그리고 그때마다 문제가 되는 게 수도권 철도망의 취약점이다.
예를 들어 선로 전환을 하는 분기기가 얼음이 끼어버리거나, 얼어서 움직이지 않는 문제, 눈이 붙어서
얼어버린 가선과 팬터그래프 사이에 불꽃(스파크)이 발생하여 가선이 끊어지는 현상.
또는 팬터그래프가 눈의 무게로 낮아져 운행을 할 수 없게 되거나, 노선주변 나무가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서 선로를 막는 등 여러 문제가 복합 발생하여 철도는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도쿄보다 몇 배의 눈이 내리는 지역에서도 철도는 문제없이 다니듯이, 이러한 시설 측면은
많은 부분에서 대응할 수 있다. 수도권에서도 2014, 2016년에 대규모 수송장애가 발생한 걸 대비하여
최근 하드웨어 측면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JR동일본은 수도권에 있는 약 3,900대의 분기기 중에 2,200대에 전기 융설장치를 설치했다.
또한 가선이 어는 걸 막기 위해 심야도 일정 간격으로 열차를 운행하며, 가선에 붙은 얼음을 떼는 장치를
붙이는 등 시설, 운용 측면 개선도 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이용자에 절실한 건 발생할지 모르는 운행중단보다 적설로 인해 확대되는 감편운행이 문제다.
실제 수도권 철도의 취약점을 언급할 때 하드웨어 측면보다는 감편운행으로 인한 혼란상황을 지적하는 게 더 많다.
▶철도회사가 큰 혼란을 각오하고 감편운행을 하는 이유는?
감편운행이란 철도회사가 ‘평소 OO% 정도 운행’ 등 안내같이 일부 열차를 운휴시켜서 평소보다
운행편수를 줄이는 걸 의미한다. 가뜩이나 혼잡한 눈 오는 날 열차편수를 줄이니 플랫폼도 차내도 혼잡해진다.
역은 입장규제를 하고, 전철에 탈 때까지 1시간 이상 긴 줄을 서는 일이 드물지 않다.
철도회사는 왜 큰 혼잡을 각오하면서 감편운행을 할까? 그 이유는 도시부 과밀 운행(過密ダイヤ)에 있다.
반대로 최악의 경우 바 바퀴 브레이크 사이에 눈이 들어가 브레이크가 듣지 않아 사고로 이어진다.
1986년3월 세이부신주쿠선(西武新宿線) 타나시역(田無駅), 1995년12월 JR다카라즈카선(宝塚線) 아이모토역(藍本駅),
2002년1월 메이테츠하시마선(名鉄羽島線) 신하시마역(新羽島駅), 2014년2월 토큐토요코선(東急東横線元)
모토스미요시역(住吉駅)등 도시부 통근노선에서 눈으로 인한 충돌사고는 과거 10년에 한번 꼴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사고를 막으려면 눈이 올 때 자동차와 같이 속도를 줄여서 차 사이 거리를 확보하여 운행해야 한다.
토큐전철(東急電鉄)은 2014년 사고 이후, 적설량에 따라 평소 최고속도 110km/h에서 60km/h 또는 40km/h로
감속하는 가장 엄격한 운행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감편운행의 이유 중 또 하나는 역과 역 사이 꼼짝하지 못하는 걸 막기 위함이다. 이는 20년 전 아픈 교훈이다.
1998년1월8일, 도심에 15cm 적설 영향으로 저녁 RH에 JR 각 노선은 분기기 고장과 가선 절단,
팬터그래프 고장 등이 연이어 생긴 사태를 겪었다. 도카이도선(東海道線)은 4편의 열차가 승객이 꽉 찬 상태로
역 사이에 4시간 이상 갇히는 사태가 발생, JR동일본이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이 문제 이후, 지연과 운행중단으로 역 사이 정차를 막기 위해, 눈이 내릴 때는 미리 편수를 줄이는
감편운행을 철저히 하게 되었다.
철도사업자는 이렇게 열차가 혼잡하여 혼란에 빠지는 걸 알면서도 감편운행을 하게 된다.
▶감편운행 혼란 완화에는 정보공개, 기준을 확실히 하는 게 필요
여기에 2018년에 화제가 된 단어가 있는데, 태풍접근 때 ‘계획운휴(計画運休)’다.
태풍과 폭설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말하겠지만, JR서일본은 2015년 태풍11호로 인해 역 사이에
오랜 시간 갇힌 열차 승객이 병원으로 후송된 사태 이후 계획운휴 도입을 단행했으며, 감편운행과
계획운휴 문제의식을 같이 하고 있다.
폭설, 태풍, 또는 지진 등 자연재해 때 철도사업자가 가장 우려하는 게 역 사이에 멈춰서 승객이 갇힌 상태다.
승객 안전을 확보하면서 구조를 마련하지 못하면 2차 피해 우려도 있다. 대응에 시간이 걸리며, 운행재개도 늦어진다.
이용자에게는 차라리 폭설 때도 태풍과 같이 계획운휴를 하는 게 알기 쉬울지도 모르지만, 눈 예보는
태풍의 경로 예측보다도 어렵다. 태풍의 폭풍과 호우는 열차운행에 직접 위험을 줄 가능성이 높지만,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강설 정도면 속도규제와 감편운행을 하면 즉시 운행을 중단할 정도의 위험 대신
눈이 내릴 때 ‘계획운휴’까지 가는 건 어려울 것이다.
계획운휴가 좋은 평가(지지)를 받은 배경에는 철도가 멈추면 도시활동이 모두 정지하는 연쇄효과를
알기 쉽게 되는 점이 있지만, 감편운행은 이러한 걸 알기가 어렵다.
그러나, 태풍 때 계획운휴 효과를 인정한 현재, 폭설에 대해서도 같은 자세로 볼 수 있는 건 아닐까?
실제로 폭설이 예상되면 퇴근시간을 앞당겨 빨리 귀가 시키는 기업도 늘고 있다.
앞으로 기업과 학교에 폭설 때 대처를 촉구하기 위해서는 감편운행에 계획운휴 교훈을 활용해야 한다.
감편운행 실시 정보를 가능한 빨리 제공하는 건 물론, 평소에 어느 정도의 적설로 운행규제를 실시한다는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토큐전철은 몇cm 이상 적설로 운행규제를 실시할지, 일정 비율 운행편수를 어느 정도 혼잡할지 정보를
책자와 인터넷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철도사업자가 감편운행을 해야 한다면 이러한 노력을 해야 한다.
출처: 2월18일, 다이아몬드 온라인
**내용 요약: 수도권에서 눈이 내리면 감편운행을 하는 추세가 늘고 있는데, 이는 폭설로 인한 운행중단으로
역과 역 사이에 승객이 갇혀서 2차피해가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함이며, 승객에게도 감편운행 혹은
태풍 접근 때 실시한 계획운휴 같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승객들도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