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트리비아-383] 츄오본선 전동차 등 차량형식기호에 ‘◆’ 마크가 붙은 이유

[철도 트리비아-383] 츄오본선 전동차 등 차량형식기호에 ‘◆’ 마크가 붙은 이유

 

전동차의 차량형식은 철도팬의 기본지식이다.

모하(モハ)는 모터차가 포함된 전동차, 쿠하(クハ)는 운전대가 붙어있다. ‘하’는 보통차, ‘로(ロ)’는 그린샤다.

 

JR동일본 차량은 숫자 앞에 알파벳 ‘E’가 붙는다. 이건 JR동일본(JR East)을 표시한다.

세자리 차량형식번호는 국철시대부터 쓰고 있어서 JR 각회사가 사용하면 번호가 부족해진다.

그래서 앞에 ‘E’를 붙이면 JR동일본의 독자차량임을 알 수 있어서 예전 형식번호에 E를 붙여서 재이용한다.

 

그런데, JR동일본 차량형식 중에서 형식번호 앞에 ‘◆’마크를 붙인 차량이 있다.

1편성 전부가 아니라 대개 모터가 붙은 ‘모하’ 차량에 붙인다.

감이 좋은 사람이라면 ‘팬터그래프가 붙은 차량’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는 ‘거의 정답’에 가깝다.

팬터그래프가 붙은 차량에 ‘◆’가 붙어있다. 그러나 ‘◆’마크가 붙지 않은 모터차도 있다.

 

 

 

‘◆’ 의미는 팬터그래프와 관련있지만, 팬터그래프 있고 없음을 표시하는 마크는 아니다.

쉽게 말하면, “츄오본선(中央本線) 타카오~미나미키소(高尾~南木曾) 사이를 운행해도 좋다”라는 표시다.

그러므로 츄오본선을 달리는 전동차로, 팬터그래프가 있는 차량에는 ‘◆’ 마크가 있다.

 

사실은 야마노테선(山手線), 케이힌토호쿠선(京浜東北線) 전동차에도 ‘◆’ 마크가 있으며, JR도카이 전동차에도 붙어있다.

 

츄오본선 타카오~미나미키소 사이에서 전동차에 마크를 붙여야 할 정도로 하는 존재는 무엇일까?

그것은 천정이 낮은 터널이다. ‘◆’ 마크가 있는 전동차는 낮은 터널을 지날 수 있는 차량을 표시한다.

그러면 왜 낮은 터널은 주의가 필요했을까? 이는 츄오본선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신주쿠~하치오지(新宿~八王子) 개업은 1889년이다. 하치노지~우에노하라(上野原) 개통은 1901년이다.

시오지리역(塩尻駅)까지는 1906년에 이어졌다. 물론 비전철화 구간이다. 산악구간이 많고 도중에는

몇 개의 터널을 만들었다. 총 길이 4.6km의 사사고터널(笹子トンネル)도 그 중 하나였다.

 

 

장대터널을 증기기관차로 주행하면 기관사도 매연 때문에 호흡이 곤란하고 객차에 있는 승객도

석탄 연기로 더러워진다. 그래서 빨리 전철화를 하려 했다.

 

그런데, 증기기관차가 달리는 걸 전제로 만든 터널이라 전동차에 전기를 보내는 가선을 붙이지 못했다.

강제로 천정을 넓힐 수도 없었다. 이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두 가지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새로운 터널을 만들어 노선 자체를 바꾸는 방법이다.

또 하나는 벽을 부수지 않는 대신 터널 바닥을 파서 선로를 낮추면 천정 높이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츄오선은 원래 험한 경로가 많아서, 새로운 경로를 만들기 어렵고, 터널도 많아서 많은 비용이 들었다.

그래서 터널 관련 공사를 하지 않고, 되도록 가선의 높이를 낮게 했다.

 

그래도 전동차가 지나기 위한 높이가 부족하다. 기존 전동차에는 팬터그래프를 올릴 수 없다.

그래서 마련한 대책이 ‘낮은 지붕차량(低屋根車両)’이다. 같은 형식이라도 츄오선에 대응하는 차량은

팬터그래프를 두는 부분의 지붕을 낮췄다. 이는 외관으로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처음부터 츄오선에 투입을 전제로 하나 차량을 만들고, 팬터그래프를 작게 하는 기술이 발달하여

낮은 지붕을 하지 않아도 타카오~미나미키소 사이 터널을 통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다른 전동차중 타카오~미나미키소 사이 터널을 통과못하는 차량이 있다. 외관으로 차이를 알긴 어렵다.

 

그래서 타카오~미나미키소 사이를 운행할 수 있는 팬터그래프 포함 차량에 ‘◆’ 마크를 붙였다.

이것이 국철시대부터 이어진 전통의 하나가 되었다.

야마노테선과 케이힌토호쿠선 등, 평소 츄오선을 달리지 않는 전동차에도 ‘◆’ 마크가 있다.

향후 전속할 가능성이 있거나 임시열차와 회송으로 운행할지 모른다.

츄오선을 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없진 않기 때문이다.

 

또한 ‘◆’가 아닌 ‘●’ 마크도 있었다. 이는 나가노신칸센(長野新幹線, 호쿠리쿠신칸센[北陸新幹線]) 개업 전

신에츠선(信越本線) 요코카와~카루이자와(横川～軽井沢) 사이 우스이고개(碓氷峠)에서 전기기관차와 연결하여

협조운전 할 수 있는 차량에 붙였다. 급행형 전동차 169계, 특급형 전동차 189계, 489계가 있었으나,

이들 차량은 폐차되거나 다른 형식으로 개조했다.

 

 

출처: 12월10일, MyNav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