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철도] 유럽철도: 속도 최우선 시대는 끝났다 – 이탈리아 시속 350km 운행 무기한 연기
2018년_JTrain_Inside/화제와_이야기들 2018. 8. 23. 06:215월28일, 이탈리아 교통부와 철도안전기관 ANSF(Agenzia Nazionale per la Sicurezza delle Ferrovie)는
이탈리아 내에서 시속350km 운행을 무기한 연기하며, 속도향상 테스트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내 시속 350km 운행 노력은 그동안 최신 ETR400 프레챠로사(Frecciarossa)로 실시해왔다.
2016년2월에는 이탈리아 내 최고속도 기록인 시속 393.8km를 기록했으며 350km/h 운행허가를 취득하기 위한
조건인 영업속도 + 10%(시속385km)에 도달했다.
실제 ETR400의 최고속도는 시속400km, 영업최고속도는 시속360km로 설계, 차량 사양으로는 조건을 만족한다.
그러나, 교통부와 ANSF는 시험주행으로 기술과 경제측면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결론지었다.
▶시속350km 운행은 비용에 맞지 않는다
기술 측면은 고속주행 중 교행때 풍압으로 선로의 자갈이 튀어오르면서 반대쪽에서 오던 열차에 맞아
차체가 손상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는 궤도가 콘크리트가 아니라서 생기는 문제로, 이를 해결하려면
자갈 날림 방지제를 선로에 뿌려야 하지만, 시속350km로 운행하는 약 500km 구간에 방지제를 뿌리기에는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들어간다.
경제 측면에서는 예를 들어 주요구간인 밀라노~로마 사이에서 350km/h 운행을 할 경우, 현재는
2시간5분 소요시간이 약 10분 줄어든 2시간45분 정도로 계산하나, 자갈 날림 방지제를 뿌리는데다가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 철도의 고속화에는 그만큼 비용이 생기는데,
이 비용을 감안해도 고속화 의의가 있다면 철도회사는 아낌없이 투자할 것이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고속화로 비용만큼 이익을 얻을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2018년 시점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열차를 운행하는 곳은 중국고속철도로 이미 350km/h 운행을 실현했다.
중국이 350km/h 운행을 실현할 수 있던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국토가 매우 넓고 멀리 떨어진 주요 도시를 잇는 고속열차는 정차역 거리가 길다.
출발과 정지를 반복하는 데 가장 많은 에너지를 쓰므로, 고속운전을 할 때는 최고속도를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
유럽은 원래 주요 도시가 수백킬로 떨어진 곳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350km/h로 유지할 구간이 짧아져서
장점이 많지 않다. 중국은 국토 자체가 고속운행에 적합한 조건이다.
또한, 중국이 고속철도 건설에 후발이었다는 점도 고속화에 유리했다.
건설한 각 노선 모두 자갈이 날릴 염려가 없는 궤도를 전체의 90% 이상에 채용했으며, 복선 선로 중심 간격도
많은 유럽 국가는 4.2~4.8미터이나, 중국에서는 모두 5미터 간격으로 했다.
▶유럽은 이후 어떻게 될까?
앞으로 유럽의 고속철도는 어떤 방향으로 갈까?
이탈리아는 당분간 350km/h 운행계획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으나, 이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일부 구간의 커브를 개량하는 등 350km/h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선로개량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토지수용도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 현실문제로 어렵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현재 계획 노선 대부분이 완성하고 있어서 향후 기존 노선의 개량을 어떻게 할지가 초점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 고속철도 떼제베(TGV)는 처음 개업한 남동선과 대서양선에서는 복선간격이 4.2미터였으나,
북선에서는 4.5미터, 지중행선 이후는 4.8미터로 후발일수록 간격을 넓히고 있으며, 복선간격이 넓은 동유럽선에서는
유럽 최고속도인 320km/h 운행을 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노선의 고속화는 복선간격 확대와 선형개량 등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특히 비용 측면에서 비현실이다.
▶고속화 위주에서 방향 전환
한편, 독일은 원래 각 지방에 도시가 있고, 고속화 필요성이 높지 않아서 300km/h 이상 운행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현재 독일 내 운행 고속열차 대부분은 250km/h까지의 중속열차로 하며, 베를린~볼프스부르크 사이같이
300km/h 운행이 가능한 구간에서도 실제 운행은 250km/h다.
300km/h 운행을 하는 곳은 쾰른~프랑크푸르트 사이와 뉘른베르크~하레 등 일부구간 뿐이다.
향후 300km/h 이상 속도로 운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스페인도 예전에 350km/h 운행을 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최근은 전혀 없다.
스페인 고속철도망도 건설은 마무리했으며, 현재는 프랑스와 연결되어서 향후 기존선과 직통운행 등
편리성 향상에 주력할 걸로 예상한다.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 버스 등 다양한 교통기관이 경쟁하는 유럽.
철도는 다른 교통기관과의 분리경쟁을 명확히 하는 등, 고속화 위주가 아닌, ‘철도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시기다.
출처: 7월29일, 토요케이자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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