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은 안좋고, 수입은 줄고] JR홋카이도 운임인상 방침에 ‘비난 폭발’: 옛 국철 운임정책의 저주?

경영난인 JR홋카이도가 표명한 운임인상. 그러나 주변 자치단체로부터 비난이 끊이질 않는다.

JR홋카이도의 운임인상은 과연 타당할까? 이를 생각하려면 다른 회사와의 비교와 옛 국철시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운임정책을 알 필요가 있다.

 

▶운임인상 표명을 둘러싸고 자치단체로부터 ‘비난 폭발’

10월20일, JR홋카이도는 홋카이도청에서 열린 6자협의에서 소비세가 10%로 늘어나는 2019년10월에

운임개정을 실시한다고 표명했다.

구체 인상액, 범위는 밝히지 않았으나, 소비세 증가분을 포함, 40억엔 매출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2017년도 운수수입은 약 730억엔이므로 평균 5% 인상으로 세금증가 20억엔, 수지개선 20억엔 계산이다.

 

이에 대해 자치단체로부터는 경영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서 우선 수익증가와 비용절감 노력이 필요하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방노선을 유지하기 위해 도시권 이용자도 일률 부담증가를 요구에 대한 불만과

운임 인상에 따른 이용자 이탈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공공성이 높은 철도사업, 게다가 국가가 모든 주식을 가지고 있는 JR홋카이도의 경영재건만큼 다양한 기대가 있는

당사자 사이 정리에 고전하는 듯 하다.

 

처음부터 JR홋카이도는 수입증가 노력, 철저한 비용절감, 사원의 의식개혁 등 경영노력을 전제로

‘단독으로 유지하기 곤란한 노선’, 즉 적자노선 부담 방안을 재검토를 국가와 자치단체, 이용자에 요구했다.

한편 정부는 7월에 JR홋카이도에 추가지원을 결정했으나, 회사가 요구한 2030년까지 장기 지원은

경영재건 노력 성과를 보면서 별도 검토하기로 했으며, 현 상태로는 2020년까지 2년간 지원만을 결정했다.

국철민영화 실패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국토교통성은 감독권을 발동하여 개선하려는 자세지만,

돈줄을 쥐고 있는 재무성은 폐선하는 게 낫다고만 하는 소극적 자세로 국가도 한 의견이 되지 않고 있다.

 

 

성과를 빨리 내고싶은 JR홋카이도는 철로 존속을 목표로 8개 구간 행동계획을 올해 내로 정리할 방침이지만,

지원액과 부담비율을 둘러싸고 국가와 자치단체 사이 의견이 맞지 않고 있다.

폐지 예정 5개 구간에 대해서도 폐지비용이 만만치 않는 등 문제가 쌓여있다.

이러한 상황의 최대 책임은 사고와 불상사가 잇따라, 이용자 신뢰를 저버린 JR홋카이도에 있겠지만,

‘가난하면 둔해진다’ 말대로 힘든 경영환경에서 여유를 잃은 결과 전락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JR홋카이도는 아직 국철시대 운임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JR홋카이도가 안고 있는 여러 모순에는 주주인 국가의 책임도 있다.

홋카이도와 자치단체가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문제의 뿌리는 깊기만 하다.

그렇기 때문에 부담의 재검토는 빨리 진행해야 했다. JR홋카이도 경영파산 문제의 본질은 위기가

드러날때까지 근본 논의를 미룬 탓이다. 운임인상은 그 상징 문제 중 하나다.

 

의외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JR 각 회사가 과거 30년간 실시한 운임인상은 소비세 도입과 세율 인상에 따른

운임개정을 제외하면 1996년에 JR홋카이도, JR시코쿠, JR큐슈 등 삼도회사(三島会社)가 실시한 한번뿐이었다.

이때 JR홋카이도는 평균 7% 운임을 인상했다.

그러나, JR홋카이도의 운임수준은 다른회사와 비교해도 높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저렴하다.

홋카이도 내 유일하게 경쟁관계 철도사업자인 삿포로시영지하철 기본운임이 200엔데 비해 JR홋카이도는 170엔이다.

 

회사의 승객 1인당 평균 이용거리는 약 30km, 간선 보통운임으로는 540엔이다.

그런데, 완전 민영화를 이룬 JR큐슈는 JR홋카이도보다 비싼 550엔, JR시코쿠는 560엔이다.

도쿄권을 봐도 츠쿠바익스프레스(つくばエクスプレス)가 670엔, 호쿠소철도(北総鉄道, 여긴 원래 고액)가 830엔 등

JR홋카이도보다 비싼 통근전철이 있다.

 

정기권 할인률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JR홋카이도는 통근 1개월 할인이 약 50%인데 비해 삿포로시용지하철(札幌市営地下鉄) 할인율은 약 30%다.

두 회사 노선이 나란히 달리는 삿포로~신삿포로(札幌~新札幌) 사이 운임을 비교하면, JR홋카이도는 8,390엔,

삿포로시영지하철은 13,990엔으로 5천엔이나 지하철이 비싸다.

이 수준까지 올릴 수 있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필요하다 해도 단숨에 올릴수는 없기 때문이다.

경영상황에 맞춰 운임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인상을 해야 한다. 왜 그렇게 할 수 없었을까?

 

이야기는 ‘국철 민영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국철 말기, 지방 로컬선은 차례로 폐지되고 매년 운임이 올랐다.

민영화로 새로운 서비스 버리기와 부담 증가가 일어난다고 걱정하는 국민에게 자민당은 로컬선과 장거리열차는 유지,

운임 동결이라는 ‘공약’을 내세워서 민영화 추진을 호소했다.

이 공약은 대부분이 흐지부지 되었지만, 운임에 대해서는 정부도 JR각사도 극히 인상 억제를 계속했다.

정기권에 대해서는 점차 할인율을 낮춘 사철에 비해 JR은 국철시대 운임수준을 유지해 왔으므로

30년간 큰 차이가 없었다.

 

 

▶여야의 ‘흥정’ 소재가 된 국철운임의 불행한 과거

홋카이도신칸센(北海道新幹線) 개업 전 데이터지만, 2015년도 국토교통성 철도통계에 따르면, JR홋카이도의

수송인원은 정기이용자, 정기외 이용자 합쳐 연간 1억3,400만명이며 이 중 정기권이용자는 약 42%였다.

통근, 통학 정기권 이용자와 특급 등 장거리 이용자를 포함한 정기외 이용자는 평균 이용거리가 다름을 고려,

이용자 수와 이용 거리를 곱한 ‘人km’라는 단위로 비교해도 정기권 이용자 비율은 약 34%로 전체의 1/3을 차지한다.

 

그런데, 수입 비율을 보면 정기권 이용자는 불과 17%, 정기외 수입 중 특급권과 지정석권 등

요금 수입을 제외해서 비교해도 정기권 이용자 비율은 21%에 불과하다.

이는 원래 정기권 이용자를 중심으로 하는 도시권 이용자 부담이 너무 적었다는 걸 의미한다.

국철 파탄 요인 중 하나로 운임정책 실패를 지적하고 있다. 국철 운임은 국철운임법이라는 법률로 정해져 있었지만,

정부는 물가대책으로 공공요금, 특히 국철운임 인상에 소극적 자세였다.

여야의 ‘정치적 거래 재료’가 된 경우도 많고, 물가상승에 맞게 적절히 요금을 인상할 수 없어서 경영악화를 가져왔다.

 

드디어 경영악화에 고민한 국철은 1970년대에 짧은 기간에 큰 인상을 반복해서 고객 이탈을 초래하는

악순환에 빠져 무너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현재 엉켜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가려면 국가와 자치단체는

JR홋카이도의 경영책임과 노력을 추구하는 걸로 끝내지말고 향후 지역교통에 대해 근본으로 논의해야 한다.

 

출발점에서 다시 생각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JR홋카이도가 나오는 걸 막을 수 없을것이다.

 

출처: 11월12일, 다이아몬드 온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