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철 로컬선을 ‘이어받아’ 출발한 철도들
철도 관련 뉴스를 보면, 가끔 ‘제3섹터철도(第三セクター鉄道)’라는 말이 등장한다.
글만으로는 어떤 철도인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은 ‘로컬선 운영회사’라는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 많을것이다.
실제 제3섹터철도인 철도회사는 약 80개 정도 있으나, 이 중 로컬선 운영회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NHK 아침 드라마 아마짱(あまちゃん) 무대 중 하나로 유명해진 이와테현(岩手県) 산리쿠철도(三陸鉄道)도
산리쿠해안을 따라가는 로컬선을 운영하는 제3섹터철도다.
다이지센(大辞泉) 사전에서 제3섹터는 ‘국가와 지방공공단체(제3섹터)와 민간기업(제2섹터)의 공동출자로
설립된 사업체’. ‘공영, 민영 어느쪽도 아닌 ‘제3의 경영방식’을 채용한 반관반민회사(半官半民会社)로
그 회사가 운영하는 철도를 ‘제3섹터철도’로 부른다.
로컬선 운영회사에 제3섹터가 많은 건 국철 경영악화로 1980년에 발표한 일본국유철도 경영재건촉진특별조치법
(日本国有鉄道経営再建促進特別措置法, 국철재건법)이 계기라고 할 수 있다.
이 법률에서는 이용자가 적은 국철 로컬선을 대상으로 철도 대신 버스로 전환할지, 또는 철도는 유지하지만
국철 외 사업자에게 인계하는 형태로 했다.
이로 인해 국철 로컬선 83개선이 전환대상이 되었고, 이 중 38개 선은 철도존속을 선택했다.
아오모리현(青森県) 내 2개선을 제외한 36개선은 주변 자치단체와 민간기업 등이 출자하는 제3섹터가 새로 설립,
1984년부터 1990년에 걸쳐 국철로부터 사업을 인수했다.
이 시기에 제3섹터 철도회사가 많이 설립되어 제3섹터철도 = 로컬선이라는 이미지가 붙게 되었다.
▶도시 통근철도도 ‘반관반민’
그러나, 제3섹터철도는 로컬선만 있는게 아니다. 린카이선(りんかい線)같은 비교적 새로운 대도시 통근철도와
타마모노레일(多摩モノレール) 같은 모노레일, 케이요린카이철도(京葉臨海鉄道) 등 임해공업단지를 지나는
화물선 운영회사도 제3섹터가 많다.
도시철도에서 로컬선까지 제3섹터 방식 운영이 확대된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히 설명하면 ‘공’과 ‘민’ 각각 장점을 철도정비와 운영으로 살리기 쉬웠기 때문이다.
도시부는 인구가 밀집되어 토지 여유가 없고, 철도건설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재정규모가 큰 국가와 자치단체가 아니면 건설비를 조달하는 건 어렵다.
이미 정비된 로컬선을 인수해도 이용자가 적은 적자경영 노선이라면 민간기업이 단독으로 참여하지 않으며,
자치단체 같은 공적 기관이 운영하면, 적자는 세금으로 메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공적기관은 민간기업에 비해 ‘효율있는 경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적자가 확대될 수도 있다.
게다가 자치단체가 철도를 직접 운영하면 기본으로는 의회에서 논의와 결의가 필요하며, 효율있는
경영기법을 도입하려면 시간이 걸리게 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제3섹터 운영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출자하는 제3섹터라면 ‘공공성이 높은 기업’이 되므로 철도 신규노선 건설과
로컬선 운영비 등에 대해 보조금을 세금으로 내기 쉬워진다.
한편, 제3섹터로 출자하는 민간기업에서 경영 노하우를 알려주면 효율있는 운영이 가능해진다.
제3섹터는 자치단체로부터 독립한 기업으로 설립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의회의 토론과 결의에 얽매이지 않고,
효율있는 경영기법을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도시와 로컬선, 미래의 가능성에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장점만 있지는 않다. 제3섹터는 지방자치단체부터 민간기업까지 출자하며, 책임 소재가
‘공(公)’에 있는지 ‘민(民)’에 있는지 모호한 경향이다. 이 때문에 사업전망을 안이하게 하거나
개선 필요한 부분을 방치하는 등 경영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무엇보다 도시의 제3섹터철도는 이용자가 매우 많아서 운임수입도 큰 풍요로운 환경에 있다.
만약 제3섹터 단점이 원인으로 경영이 악화되어도 재건할 수 있는 가능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로컬선을 운영하는 제3섹터는 경영재건이 어련다.
로컬선 대부분은 인구감소가 계속되고 있어서 이용자와 운임수입도 계속 줄어들기 때문이다.
회사운영을 개선해서 경비를 줄여도 수입이 계속 줄어들면 의미가 없다.
실제 홋카이도치호쿠코겐철도(北海道ちほく高原鉄道)와 토야마현(富山県) 가미오카철도(神岡鉄道) 등
일부 제3섹터는 국철시대에 비해 운영비용 감소를 했으나, 그래도 적은 이용자를 견디지 못하고 폐지되었다.
최근은 자치단체가 노선과 차량을 보유하여 민간기업에 무상으로 빌려주는 ‘공유민영방식(公有民営方式)’을 도입,
로컬선 경영개선을 하려는 움직임도 늘었다.
그러나 이 방식도 이용자와 수입이 계속 줄어들면 유지할 수 없다.
로컬선은 운영방식을 어떻게 할지보다 주변 인구를 늘릴 수 있는지 여부가 더 큰 관건일 것이다.
참고로 국제적으로는 반관반민 조직이 아닌, 민간 비영리단체(NPO)가 영어로 ‘the third sector’로 부르고 있다.
**NPO: Non-Profit Organization
2017년 가미오카철도가 디젤차량을 동태복원하고 달리게 하는 것이 지역NPO 법인이지만, 이 NPO도
국제 정의에 따른다면 ‘제3섹터 보존철도’라고 할 수 있다.
출처: 11월10일, Traffic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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