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드 트리비아-399] 침대급행 긴가 이전 열차는 ‘토요타’와 경쟁에서 졌다

[철드 트리비아-399] 침대급행 긴가 이전 열차는 ‘토요타’와 경쟁에서 졌다

 

3월26일에 TBS 드라마 리더스Ⅱ(LEADERS Ⅱ)는 토요타 자동차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2014년에 방송된 전작 리더스에서는 자동차 성능을 어필하지 위해 나고야~오사카(名古屋~大阪) 사이에서

급행열차와 경쟁, 이기는 장면을 그렸다. 철도팬으로서는 열차 쪽에 주목했다.

드라마 촬영장소는 오오이가와철도(大井川鐵道)였지만, 이 열차는 사실 도쿄 출발 오사카행으로

마지막 침대급행 긴가(銀河)였다.

 

급행열차와 일본산 자동차가 경쟁, 자동차가 이긴다. 이는 실화에 근거한 이야기다.

자세한 내용은 토요타자동차 공식 사이트 ‘토요타자동차 75년사(トヨタ自動車75年史)’와

토요타가 운영하는 자동차 포털사이트 gazoo.com에서 소개하고 있다. 자동차는 SA형으로 패전 후 첫 승용차였다.

 

 

그동안 승용차는 트럭용 엔진과 섀시에 승용차 바디를 탑재했다.

그러나, 토요타는 소형차를 위한 1리터 4기통 S형 엔진을 완성했다.

 

당시 연합군총사령부(GHQ)는 승용차 생산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토요타는 SB형 소형트럭을 만들었다.

1947년에 승용차 생산이 허용되면서 SA형 소형자동차를 발매한다. 애칭은 토요펫(Toyopet)

이 초대(初代) 토요펫 SA형 성능을 어필하는 이벤트가 급행열차와의 경쟁이었다.

1948년8월7일, 나고야역 04시37분 출발 급행열차와 동시에 SA형이 달렸다.

미리 경찰을 통해 제한속도를 해제 허가를 받고, 험한 길과 연료부족에도 235km를 평균 약 60km/h로 달렸다.

오사카 도착은 4시간 후인 08시37분. 급행열차 도착 예정시각은 09시23분이었으니, 46분 빨리 도착했다.

당시 철도거리는 약 194km였으므로 우회로여도 도착이 빨랐던 승용차의 승리였다.

 

한편, 자동차에 패한 급행열차는 무엇이었을까?

나고야역 04시37분로 이른 출발이나, 이 열차는 나고야역 첫 출발(시발)이 아니다.

도쿄 출발 오사카행의 야간급행열차로 열차번호는 ‘11’이었다.

 

11열차는 도쿄역을 전날 21시30분에 출발, 시나가와, 요코하마, 오후나, 오다와라, 아타미, 누마즈 순으로 정차.

날짜가 바뀌어 시즈오카, 하마마쓰, 토요하시에 정차, 나고야역은 04시29분에 도착한다.

04시37분에 나고야역을 출발 후 오와리이치노미야, 기후, 오가키, 세키가하라, 마이바라, 오오츠, 교토에 정차,

오사카역 도착은 09시23분이었다.

 

11열차는 도쿄~오사카 사이를 12시간 가까이 달렸다. 마지막 운행구간에서 토요타 SA형과 경쟁한 셈이다.

물론 철도성 쪽은 경쟁할 생각은 없고 시각표대로 충실히 달렸다.

사용 증기기관차는 알 수 없지만, 1948년이면 C62형 제작을 시작했으므로 8월7일가지 4량이 가동을 했을것이다.

당초 우등열차를 담당한 C59형과 공동으로 운행했으니, 11열차 담당은 C59이나 C62형이었을지 모른다.

 

11열차라고 하면 예전 특급 츠바메(燕)에 부여한 번호다.

패전 후인 1947년에 도쿄~오사카 사이 야간열차로 103열차가 등장, 곧 11열차로 바뀌었다.

 

낮시간 급행 츠바메가 1열차여서 야간열차의 최상급이라 할 수 있다.

이 열차는 상급객차도 연결, 외국인관광객도 많았다. 토요타 SA형과의 경쟁에 선택된 이유도 외국에

어필하기 위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12월에는 특별침대차(나중에 A침대차)도 연결했다.

 

자동차와 경쟁 1년 후인 1949년9월, 11열차 번호는 15열차로 바뀌어 ‘긴가’ 애칭이 붙었다.

1등차, 2등차만 연결한 호화열차다. 그 후 1950년에 운행구간을 고베역(神戸駅)으로 연장하여

1961년에 침대열차가 되었다.

1964년에 식당차를 연결, 다음해에는 3등좌석차가 부활했으며 히메지역(姫路駅)까지 연장했다.

1968년에 긴가는 2왕복체제가 되었다. 1972년에 2왕복 모두 운행구간이 도쿄~오사카가 되었다.

1975년에 1왕복이 임시열차가 되고, 1976년에 20계 객차화를 했는데, 이 시기가 블루트레인의 최전성기였다.

 

 

침대특급 긴가는 1985년에 14계 객차가 되었고, 1986년에 24계25형 객차가 되었다.

그로부터 22년 후인 2008년3월 시각표개정으로 폐지되었다. 마지막 운행은 도쿄역 출발이 23시였고

나고야역을 통과, 오사카역 도착은 다음날 07시18분이었다.

 

 

 ‘경쟁상대’였던 토요펫 SA형은 1952년까지 213대를 만들었다.

급행열차에 이겨 화제가 되긴 했지만, 성능 및 상업적 측면으로는 성공하지 못한 걸로 보인다.

그러나 이 경험을 토대로 토요펫 크라운(Toyopet Crown)이 탄생했고, 국민차를 만들자는 이상(理想)은

코로나(Corona), 카롤라(COROLLA)로 이어졌다.

 

 

 

세계의 토요타로 이끈 일본산 승용차는 모터라이제이션(Motorization, 자동차의 대중 보급) 물결을 이루었고,

이 여파 등으로 침대열차는 없어졌다. 토요타는 ‘야간열차에 두 번 이겼다’라고 할 수 있다.

 

출처: 4월1일, MyNav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