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트리비아-401] JR등 근거리승차권 크기는 180년 이상 계속된 세계 공통규격이었다
●●역→160엔 구간(●●駅→160円区間) 등으로 쓴 근거리승차권. 크기는 가로 57.5mm, 세로 30mm다.
가로 57.5mm 치수는 뭔가 어정쩡하다. 철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에 친숙한 크기인데, 이 크기는
승차권에만 있으며, 다른 데에는 채용한 곳이 없다.
그러나, 이 크기는 메이지시대(明治時代)부터 유지한 전통 크기다. 왜 이 크기가 되었을까?
이야기는 약 18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36년, 영국 뉴캐슬&칼라일철도 밀튼역(Milton Station)
역장이 두꺼운 종이를 쓴 작은 조각에 인쇄한 승차권을 발명했다.
역장의 이름은 토마스 에드몬슨(Thomas Edmondson). 그의 아이디어는 많은 철도회사가 채용했다.
에드몬슨은 승차권 규격과 승차권을 수납하는 선반 등에 특허를 땄다.
그가 고안한 승차권은 ‘에드몬슨식 승차권’이라고 부르고 있다.
철도발상지 국가 영국에서는 1807년에 마차철도가 개업한다. 거의 같은 시기에 증기기관차를 발명,
1825년에는 세계 최초의 철도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철도 승차권은 전표용지에 손으로 써서 발행했다.
출발역, 도착역, 열차 출발시각, 운임, 승객 이름을 발행할때마다 썼다. 승차권 판매원이 악용하여
운임을 ‘삥땅’하지 않도록 승차권에 일련번호를 붙일 필요도 있었다.
이렇게 번거로운 방법으로는 승차권 발매에 시간이 걸린다. 창구에 긴 줄이 생겨 열차 출발도 지연되고 만다.
이에 에드몬슨은 미리 목적지별 승차권을 인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운임 등도 써서 0001부터 9999까지 일련번호도 붙였다. 표를 발행할때에는 날짜를 기입했다.
또한 창구에 목적지별 승차권을 늘어놓고 바로 꺼낼 수 있게 했다. 승차권 크기를 작게하여 전용 선반도 만들었다.
승차권 크기는 세로 1+3/16인치, 가로 2+1/4인치. 인쇄하기 쉽고 선반에 늘어놓을 수 있는 크기다.
당시 인치는 영국 표준이었는데,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세로 30mm, 가로 57.5mm다.
작으면서 두꺼운 종이를 썼다. 이것이 에드몬슨 승차권의 시작이었다.
이 방식이 정식으로 채용, 영국 각 지역으로 퍼졌다. 다른나라 철도회사도 영국을 따라했다.
일본 메이지정부도 영국 철도기술을 도입했으며, 승차권 규격도 그대로 도입했다.
이 규격이 약 180년 후인 지금도 살아있다.
영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새로운 승차권 발매시스템으로 바꾸는 동시에 에드몬슨식 승차권은 폐지했다.
현재는 로컬철도에 조금 남아있을 뿐이다. 일본에서 이 규격이 남아있는 곳은 드물다.
일본에서도 에드몬슨식은 없어졌다. 그러나, 승차권 크기와 디자인이 표 판매기에 이어지고 있다.
참고로 일본의 근거리승차권 발매기에는 길이 57.5mm 롤용지가 세팅되어 있으며, 승차권을 발매할 때
권면을 인쇄하고 세로 30mm로 잘라내는 구조다. 길이는 바꿀 수 없지만, 세로는 제어할 수 있으므로
영수증을 발행할 수 있는 기종에서는 승차권과 같은 용지를 사용해서 길게 자른다.
57.5mm 길이는 오렌지카드와 이오카드(イオカード), 패스넷(Passnet) 등 선불식 승차권에도 이어졌다.
승차권 크기에 맞춰 자동개찰기를 설계, 선불식 승차권을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QUO카드 등 철도 외 선불카드도 이 크기로 많이 유통한다.
그러나, 자동개찰기에 터치하기만 하는 IC카드 승차권은 신용카드와 같은 ISO/JIS 규격이기 때문에
세로 54mm, 가로 85.6mm, 두께 0.76mm다. 선불식 승차권과 IC카드 승차권 크기가 조금 다른 이유는
180년 이상 이어진 철도규격과 새로운 국제규격과의 차이다. 이것도 잡학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출처: 4월15일, MyN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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