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출범 이야기] JR마크 후보에는 NR도 있었다 ‘J’ 계보의 시작
여객 6개사, 화물 등으로 구성한 JR그룹은 국철이 분할민영화 되어 발족했다.
‘JR’ 로고마크가 각 회사의 지명도 향상에 크게 공헌한 건 이견이 거의 없을 것이다.
1986년11월28일, 국철분할민영화법안이 참의원 본회의에서 가결, 성립한 날에 로고마크를 비롯한
CI(기업이미지 통합, Corporate Identity) 디자인이 일본디자인센터(NDC)로 발주가 나갔다.
▶J리그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국철은 분할민영화 후 여러 회사로 나뉘게 되었다. 원래대로라면 새로운 각 회사의 로고마크는
새로운 회사의 경영자가 결정할 것이다. 그러나, “나뉜다 해도 하나 정도는 같은게 있으면 좋다”
국철직원들의 이 생각에서 CI는 일괄로 만들게 되었다.
민영화 후 호칭은 JR그룹(JRグループ) 방향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마크에 대해서는 JR(Japan Railway)과 NR(Nippon Railway) 두 가지 방안이 있었다.
JR보다 한발 빠른 1985년4월에 NTT(일본전신전화, Nippon Telegraph and Telephone Corporation)가 발족했다.
아직 ‘J’가 현재같이 메이저는 아닌 시대였다. J와 N, 어느걸로 결정해도 이상하진 않았다.
만약 마크가 NR로 되었다면 그 후 J리그(일본프로축구), JT(일본담배산업), JA(농협), JP(일본우정)로 이어진
J의 큰 흐름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당시 NDC에서 JR그룹을 디자인한 야마모토 요지(山本洋司)는 “J인가 N인가? 마크 디자인을
어떻게 하느냐로 그룹의 총칭 자체가 바뀐다”라고 회상했다.
11월28일부터 JR이 시작하는 1987년4월1일가지 124일간, 야마모토씨는 밤샘을 계속했다.
로고마크 디자인 방안은 100개 이상이었다. JR, NR뿐만 아니라 6개의 여객회사 레일을 디자인한 방안과
Railway(철도)의 첫문자 ‘R’도 있으면 홋카이도는 1, 동일본은 2라는 번호는 붙이는 방안도 있었다고 한다.
1987년1월16일, 마지막 두 방안으로 좁힌 가운데 현재의 JR마크로 결정했다. J와 R을 붙인 심플한 디자인이다.
야마모토씨는 “레일은 전국을 하나로 연결한다” 라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철도차량은 양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JR 문자가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움직여도 위화감이 없도록 디자인했다.
로고마크 다음은 각 회사의 심볼 컬러 선정작업이었다. 15색 중 각 회사 사장후보가 메인 색상과 서브 색상을 택했다.
▶’금을 잃는다’는 인연이 안좋다
다음 작업은 회사이름의 타이포그래피(Typography, 활자 서체의 배열)였다.
JR 각 회사로부터 국철청산사업단까지 모두 야마모토씨가 담당했다.
지금같이 PC가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 손으로 그린 걸 사진으로 만들고 이를 트레이싱페이퍼로 옮겼다.
철도의 철(鉄)은 금(金)을 잃는다(失)로 쓴다. 이는 안좋은 조합이라 금(金)과 화살(시, 矢)를 조합한
‘鉃’로 디자인 했다. ‘鉃’이라는 문자가 존재하는지 국회도서관 문헌을 조사했다.
CI에 대한 보도발표는 2월20일이었다. 기자회견 최종인쇄 전날인 오후5시에 타이포그래피 등
디자인은 무사히 통과했다. 그러나, 야마모토씨는 상세한 부분에 신경썼다.
“한번 정해지면 계속 쓴다. 신경쓰이는 부분이 계속 남고만다” 야마모토씨는 모든 회사의
타이포그래피를 하룻밤에 모두 수정해서 다음날 아침 10시에 인쇄회사로 넘겼다.
보도발표 후가 더 힘들었다. 회사 깃발, 명함, 배지, 봉투, 매표기 등 로고디자인도 만들어야 했다.
사용금지 사례 규정도 만들었다.
당초 4월1일에 JR마크를 달고 달리는 열차는 특급 일부와 야마노테선 등 통근열차만 예정되었다.
그런데, 이왕이면 모든 열차에 붙이기로 바뀌었다. 3월31일 막차부터 4월1일 첫차 사이는 4~5시간밖에 없다.
10,000량이나 되는 차량에 JR마크를 붙일 수 있을까?
전국의 국철직원이 발벗고 나섰다. 관광열차와 화차를 제외한 모든 열차 기관차와 운전대 붙은 차량에
국철직원이 직접 손으로 로고마크를 붙였다. 마크를 차량의 어느 위치에 붙이는가?
전국의 차량에 짧은시간에 작업을 마치기 위해 야마모토씨가 지시서를 작성했다.
“내 자신은 철도를 잘 알지 못한다. 어떤 직원의 아들이 철도팬이었다는 게 다행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유행이 아닌, 기본 디자인으로
“JR마크는 낡아보이지 않네요. 디자인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최근 야마모토씨는 디자이너협의회 관계자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
야마모토씨는 “유행이 아니라 기본 디자인이니까”라고 말했다.
50년, 100년이 지나도 낡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야마모토씨에 있었다.
하지만, 이유는 그것만은 아닐것이다. 일본 국적항공기 JAL(Japan Airlines) 마크를 자주 바꾸고 있다.
그 중에는 현대적이고 멋진 디자인도 있다. 그러나, 경영이 악화되면 마크도 새롭게 바꾼다.
즉, JR마크가 30년간 이어진 것은 그룹이 순조롭게 경영했다는 증거의 하나다.
JR마크가 앞으로도 계속 빛날지는 JR의 경영노력에 달렸다.
출처: 2월27일, 토요케이자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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