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차별?] JR패스의 ‘재외 일본인은 사용불가’ 철회의 뒷 이야기
JR이 일본방문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판매하는 기획승차권 Japan Rail Pass(JR패스).
이 승차권을 재외 일본인에 판매지속 여부를 둘러싸고 JR이 발언을 철회, 결정내용을 완전히 바꾸는 상황이 생겼다.
가격이 저렴하여 ‘일본인도 한번은 쓰고 싶어하는 만능철도승차권’이라고 불리는 JR패스의 현황은 어떤가?
JR패스는 일본에 방문하는 ‘단기체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철도기획승차권이다.
도카이도. 산요신칸센(東海道. 山陽新幹線) 노조미(のぞみ)와 큐슈신칸센(九州新幹線) 미즈호(みずほ)를
타지 못하는 제한은 있지만, 7일간 유효한 패스가 29,110엔(보통차패스 기준)으로 도쿄~신오사카(東京~新大阪)를
신칸센으로 한번 왕복하면 본전일 정도로 가격 대비 우수한 패스다.
▶한때 “일본인에는 향후에 팔지않는다” 라고 결정
익명의 JR 전직 사원은 JR패스에 대해 “많이 팔려도 벌지 못하고, 싸게 탈 수 있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날뿐이다.
지정권 판매소는 물론, 개찰기를 통과할 수 없는 특별한 승차권이므로 유인개찰구도 혼잡하다.
판매를 중단할 수 있으면 판매를 하고싶지 않은 상품”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런 가운데 2016년11월, JR은 패스 판매에 대한 새로운 방침을 갑자기 발표했다.
‘JR패스의 일본 국내 시험발매 및 이용자격 일부 변경에 대해’라는 발표에서
1) JR패스를 단기체재 외국인이면 일본 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시험발매와
2) 2017년3월까지 “외국에서 거주해도 일본인국적이면 JR패스를 판매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이었다.
기존 규정에서는 재외동포여도 ‘일본 외 거주 외국인과 결혼한 경우’ 혹은 ‘거주국가의 영주권을 가진 경우’로 했으나,
JR은 ‘일부 일본국적자에 대한 특례’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재외동포의 문의 쇄도
이에 대해 많은 일본의 해외동포는 “폐지조치는 납득할 수 없다”라고 JR 각 회사 웹사이트에 있는
‘문의창구’ 등을 통해 재검토를 요구하는 의견을 보냈다. 이에 대해 JR회답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그동안 JR패스의 해외거주 일본인에 발매 때에는 이용자격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영주권 등의
자격을 증명하기 위한 서류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 정형화된 서류가 존재하지 않고, 국가에 의한
자격취득 조건이 다르며, 영주권제도의 유무 등에 따른 불평등이 생기는 등 해외거주 일본인 이용자격이
한정되어 있는 것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서 해외에 거주하는
일본인 대상 발매는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이용자격 변경에 대한 재변경 계획은 없습니다.
이해를 부탁 드립니다.
▶일본에 간 적이 없는 일본국적자도 있다
JR발표 이후 “이대로는 안된다”라고 나선 사람들이 있다. JR의 발표를 되돌리기 위해 전세계에 있는
해외동포에 대해 인터넷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한편, 페이스북에서 적극적으로 문제점을 제기,
JR의 새로운 방침 철회와 조건 변경을 요구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JR패스를 생각하는 해외동포 모임’의 방안을 마련한 사람(발기인) 중 한명으로
호주 브리즈번에 사는 후지마키 가렛 유키씨는 “서명활동과 정보제공은 해외동포가 기득권을 유지하고 싶어서
시작한 것이 아니다. 외국에 사는 일본인은 주변에 있는 현지사람들에게 일본에 갈 것을 홍보하는 역할과
가이드 역할을 담당하는 게 너무 많다”라고 말하고, “그런데도 JR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해외동포에 대한
JR패스 판매를 중단한다는 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라고 활동 의의를 말했다.
페이스북에서 관련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인터넷으로 ‘JR에 재검토를 촉구하는 서명’을 호소한 결과
11월부터 5개월간 70개국 해외동포로부터 8천명의 서명을 받았다.
▶브라질 일본계 사회로부터는 분노의 목소리
후지마키씨는 “주민등록을 일본에서 하지 않는 해외동포는 은행계좌를 만들 수 없고, 마이넘버(개인식별변호)도
받을 자격이 안되는 등, 일본에서는 거주자로 취급받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JR은 거주에 상관없이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JR패스 이용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국제화인 현재 일본에 전혀 간적이 없거나
여행으로만 갔다온 일본국적 아이들도 전세계에 많이 있다. 이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JR방침을
용서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JR패스 방침 변경에 대해 큰 분노를 표시한 곳은 메이지시대(明治時代)부터 많은 이민자가
살고 있는 브라질에 사는 일본계들이다.
브라질 일본계들은 JR그룹과 국토교통성에 재검토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사태를 심각하게 본 사토 사토루 주브라질 일본대사도 일본으로 귀국했을 때 이시이 케이이치 국토교통성장관에
직접 브라질 일본계 사회의 강력한 요청을 전달, JR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한국은 ‘비거주자라면 코레일패스를 구입할 수 있다’
그러면 다른 나라에서 판매하는 철도패스 취급상황을 확인해 보았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 개인여행자가 사용하는 유레일패스(Eurail Pass)의 구입조건은 “유럽 각 국가 및
터키, 러시아 거주자는 살 수 없다”라는 규정만 있다. 또한 유럽에는 국가별 패스상품이 있으며,
예를 들어 스위스패스(Swiss Pass)는 ‘스위스 비거주자라면 누구나 구입 가능’라는 조건이 있으며
같은 유럽이라도 영국과 프랑스에 사는 사람이면 스위스 사람이라도 구입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용 패스는 한국에서 코레일패스(KORAIL Pass)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아마 코레일패스 이름이 생소한 사람도 있을 겁니다. JR패스와 같이 국내 거주 내국인은 구매 불가
http://www.letskorail.com/ebizbf/EbizBfKrPassAbout.do
판매대상 관련 설명문에는
- 한국 체류가 6개월 미만인 외국인
- 한국 국적이어도 외국시민권 또는 장기비자를 가지고 있으면 구입 가능이라고 되어 있으며
“판매대상은 비거주자”라는 규정을 제대로 적용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규정에 비해 JR이 발표했던 ‘어쨌든 일본인은 구입불가’라는 발상에 위화감이 든다.
▶옛 규정의 마지막날에 JR이 갑자기 방침을 바꿨ㄷ
다양한 일본인단체, 개인이 호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JR측에서 새로운 방침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3월 하순이 다가왔으며, 후지마키씨는 “서명은 계속하겠지만, 구입불가가 된다면 절망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사태는 3월31일에 갑자기 전개한다. 옛 규정인 ‘해외동포가 JR패스를 살 수 있는 마지막 날’에
JR은 “체류기간이 10년 이상 재외동포에는 6월1일부터 패스교환권 판매를 재개한다”라는 발표를 했다.
“이용자격을 변경하는 계획은 아니다”라고 말한 후 방침의 전환이었다.
서명운동과 탄원서 등 결과가 반영된 것인지 판단할 수는 없지만, 우선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말까지
일부 재외국민은 JR패스를 계속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해외동포와 같이 일본은 방문하고 싶은 외국인도 많다
이러한 궤도수정 경위에 대해 JR관계자가 밝힌 내용으로
- 일본인 영주권자 판매중단에 대해서 “JR 각 회사가 협의해서 결정했다”
그러나, 방침결정을 발표 후 “해외 거주자로부터 많은 문의를 받았다”라며
국토교통성에서도 ‘어떻게 안되는가?’ 라며 방침전환을 요구하는 논의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최종으로 도쿄올림픽뿐만 아니라 2019년에 일본에서 아시아 최초로 럭비월드컵이 일본 내 12개 도시에서 개최하므로
“방침을 재검토해야 한다”라며 새로운 판매조건에 대해 JR 각 회사가 협의를 했다.
단, 해외거주자를 위한 JR패스의 새로운 판매규정 유효기간에 대해서는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 말까지이나,
브라질 일본계 발행 신문에서는 “이후에 대해서는 이용상황을 판단하겠다”라며 제도가 계속될 수 있는
여운을 남겼다라고 전했다.
정부가 “일본방문객을 더 늘린다”라고 호소하면서 외국인들에 일본 방문을 유도하는 해외동포의 역할은 크다.
이번 JR의 궤도수정을 새롭게 평가한다.
출처: 5월27일, 토요케이자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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