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트랜스2016] 철도의 ‘고속경쟁?’ 이젠 투자의 억제로[세계 최대 철도마켓에서 일어난 일]
이 내용은 일본인 관점에서 작성한거라, 중국에 대한 ‘경계의 시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본 언론에서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일부 확인할 수 있으며, 이노트랜스에 대한
전체적인 분위기, 향후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개막 후 4일간 계속 전시장을 돌아다녔지만, 모든 전시내용을 보는 건 무리였다”
독일 베를린(Berlin)에서 열린 철도전시회 이노트랜스(Innotrans)가 4일간 일정을 마치고 9월23일 끝났다.
전시회장에서 만난 철도 엔지니어가 무심결에 한 말로 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다.
‘세계 최대 철도업계 전시회’인 이 행사는 60개국 2,955개사가 참여, 방문객은 145,000명을 넘는 등
주최한 베를린메세는 “모든 통계로 봐도 이번이 최대 규모다”라고 말했다.
짝수년에 열리는 이노트랜스 행사가 세계 철도업계 관계자에게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철도업체의 신제품, 경영전략 발표, 최신형 차량 소개 등 신기술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철도업계 추세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를 예상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차량을 ‘미친듯이 체크하는’ 중국의 기술자들(원문에서는 [바쿠체크(爆チェック])
전시장에서 눈에 띈건 유럽의 주요 회사가 전시한 신형차량을 자세히 관찰하는 중국 기술자들의 활동이었다.
중국은 현재까지 ‘모든 나라의 기술’을 도입한 고속철도망을 정비, 9월에는 고속철도 노선이 2만km를 넘는다.
과거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최근 상황은 ‘중국 내 완전조립’을 추진하는 건 사실이다.
일부 주요부품은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어도 중국의 생산차량 수는 ‘빅3’인 프랑스 알스톰(ALSTOM),
독일 지멘스(SIEMENS), 캐나다 봄바르디어(Bombardier, 철도부문은 독일)보다 많다.
이노트랜스에서 중국 기술자들은 전시 중인 차량을 꼼꼼히 관찰했다.
예를 들어 스위스 제작 자동연결기 치수를 재고, 지멘스가 이체3(ICE3)을 기반으로 개발한 터키 국철용
벨라로 터키의 부품을 여러 명이 사진을 찍는 등 이렇게 상세히 정보를 얻는 자세는 처음이다.
“더 빨리, 멀리 승객을 수송한다’라는 방침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는 여전히 우세한 것 같지만,
철도업계를 선도하는 유럽에서는 전혀 다른 일이 일어나고 있다.
▶중국은 ‘실망?’ 유럽의 고속철도는 반대방향으로
이노트랜스 개막 첫날 리포트에서 ‘세계 고속철도 트렌드에 발생한 이변’은 전한 적이 있다.
**이 내용을 먼저 읽어보세요. http://jtinside.tistory.com/8006
전시기간 중 각 회사의 경영진이 밝힌 고속철도차량의 개발구상 중에 속도성능 향상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즉, 유럽에서는 확실히 속도추구를 위한 개발경쟁 시대는 끝났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이번 이노트랜스에서 영업최고속도 300km/h를 넘는 차량은 지멘스의 벨라로 터키뿐이었다.
그 외 차량들을 보면 분명히 유럽의 트렌드는 ‘속도추구를 하지 않고, 경제적이고 기존 인프라를 잘 활용하여
최대의 생산성을 얻는다’라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즉, 세계 최첨단 기술을 더 도입하고, 더 빨리 달리는 중국의 상황과 비교하면 유럽의 현상은 정반대로
“아주 빠르지 않아도 좋으니, 승객을 안전하고 적절한 속도로 확실하게 수송한다”라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중국 기술자들은 “2년 전에는 400km/h를 넘는 괴물차량인 이탈리아 FrecciaRossa 1000이 나왔으니
이번은 더 좋은 차량이 나올것이다”라고 생각했겠지만, 그 기대를 크게 빗나간 셈이 되었다.
**FrecciaRossa 1000 차량은 히타치제작소가 생산(안살도브레다 인수)
독일 국철(DB)는 2011년, 국제고속열차에도 재래선 급행열차에도 사용할 수 있는 ICx 도입을 위해
지멘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최종으로 ICE4로 이름 붙인 치 차량은 이노트랜스에는 나오지 않았으나,
올해 말에 DB 노선에 투입이 예상되며, 9월에는 베를린에서 차량을 선보이고 시운전을 했다.
DB는 예전에 고속전용선을 독일 내에 건설하고, 영업최고속도 300km/h로 달리기 위해 인프라와
차량 개발에 적극적이었다. 그런데, ICE4 영업최고속도는 230km/h에 불과하다.
큰 이유는 300km/h와 비교해서 230km/h라면 고속으로 달리기 위해 차량개발, 궤도와 가선 등
지상 인프라와 신호시스템 등 정비를 위한 투자액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 각 국가 정부는 긴축재정으로 방향을 잡았으며,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감소를 비롯한
지구온난화 방지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요금 측면을 보면 저비용항공사(LCC)가 EU(유럽연합)
각국을 잇는 노선을 운항하고 있어서, 지금 철도가 장거리수송 수단으로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합리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요금의 적정화”를 해야 한다.
“철도보다 비행기가 빠르다”라는 생각을 가진 여행자는 LCC를 타면 되고, 도어 투 도어(Door-to-Door)
이동에 열차가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하루 몇 편밖에 없는 비싼 고속열차보다 매시간 출발하는
중속열차로 싸게 가는 게 좋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대체로 시속 160~230km의 중속(中速)이라면 거액의 자금을 들여 고속전용선을 만드는게 아니라
기존 인프라에 필요부분을 보강하면 충분히 운행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고속선도 재래선도 같은 1435mm로 같은 궤간이므로 고속차량이 재래선에 들어올 수 있지만,
고성능 사양 차량이 시골지역을 100km/h 약간 넘게 달리는 ‘낭비’가 생기고 있다.
향후 전체적 균형을 생각할 때 ICE4를 비롯한 중속열차가 주력차량으로 입지를 확대하는 건 당연한 흐름이다.
▶일본업체들이 유럽시장을 뚫을 수 있을까?
이노트랜스 전시장에는 일본 철도업계 모습도 적지 않았다.
일본 업체의 유럽 진출 움직임은 히타치제작소(日立製作所)가 영국에 차량공장을 열었으며, 이탈리아의
FrecciaRossa 1000 차량을 생산하는 안살도브레다(Ansaldo Breda)를 인수하는 등 2년 전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FrecciaRossa 1000은 이탈리아국철(FS)로부터 안살도브레다가 수주한 50편성을 2017년중에 모두 납품이 결정되었으나,
그 후 생산 라인은 당초 히타치가 영국공장에서 만들 예정이었던 AT-300을 이탈리아 거점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AT-300의 영업최고속도는 225km/h로 위에 언급한 ‘중속열차’ 종류다.
히타치는 먼저 영국에서 열린 EU탈퇴 여부를 묻는 투표에서 적극적으로 ‘잔류’를 지지했으나,
이는 영국에서 만든 차량을 EU 국가들에 무관세로 판매하기 위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영국은 EU로부터 탈퇴를 결정했으나, 한편으로 히타치의 수출용 주력차량이 되는 AT-300이
EU권인 이탈리아에서 생산하는 의미는 크다. 히타치레일 이탈리아(Hitachi Rail Italia) 거점에서는
향후 괴물열차 FrecciaRossa 1000을 만드는 장인들이 AT-300을 만들게 된다.
중속열차가 트렌드가 되는 유럽시장에서는 향후 AT-300의 사양으로 충분히 진입할 가능성이 클 것이다.
일본에서 유래, EU 생산 차량이 유럽대륙을 누비는 날을 꿈꾸고 있다.
출처: 9월28일, 토요케이자이신문
'2016년_3월31일까지_이야기 > 미분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자인 시상] 케센누마선/오후나토선 BRT: 굿디자인 베스트100 수상[323계, 소테츠 9000계 등] (0) | 2016.10.03 |
---|---|
[자연재해 앞에서] 경영이 어려운 중소철도의 복구, 강건너 불구경으로는 안된다 (0) | 2016.10.02 |
[노선의 폐지] JR서일본: 산코선 전구간 2018년3월말로 폐지 전달, 버스전환 관련 일정비용 지원하기로 (0) | 2016.10.01 |
[자연재해 앞에서] 미나미아소철도 전구간 운행재개 앞에 버티고 서 있는 ‘비용의 벽’ (0) | 2016.10.01 |
[승무원은 어떻게?] 고가선로에서 뛰어내린 차장의 처분 철회를 요구하는 탄원서 4만명 넘어: 긴테츠의 대응은? (0) | 2016.09.30 |